질문했던 이는 대답을 생각 않고 다시 질문을 한다.
경험자로서 처방을 하면 처방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그것이 다시 철학적(?) 질문으로 변신한다.
왜 그럴까? 정작 책을 읽고 생각하고 그러기엔 노력을 해야 하고 노력하자니 엄두도 안 나기도 하고 그런가 보다.
책을 읽으라는 권유에 이들은 그것이 지적 허영이라며 공격한다.
그럼 철학과를 들어가라는 권유에 이들은 취직에 비전 없는 것이라며 따진다.
그럼 철학자를 인용해 알려주면 철학은 스스로 하는 것이라며 다시 반박한다.
책 읽으라는 소리도 듣기 싫고, 철학과 들어가라는 소리는 모욕으로 들리고 다른 철학자의 말은 사대주의라 싫고 그럼 스스로 골방에 틀어박혀 화두를 놓고 사색하면 되는 것인데 또 나와 재잘댄다.
즉 이들에게는 철학은 놀이 일뿐이다.
이들은 고상한 말 몇 마디와 짐짓 서양의 냄새 나는 몇 마디.
그리고 일상인들이면 모두 알고 있는 철학자의 출처불명의 소리로
다시 질문을 한다. 혹은 설명을 하고. 그리고 심오하게 결론 내린다.
혹은 문학인지 철학인지 아니면 어디 한방의학인지 모르는 텍스트에
간혹 철학자 혹은 사회학자, 각종 학자들의 한마디를 인용하여 짐짓 점잖은 척 충고를 한다.
사대주의를 비판하면서 스스로 사대주의자가 된다.
이들은 한국의 철학자를 인용하더라도 사대주의라 공격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생소한 것은 지적 허영이고 귀족주의이며 있으나마나 한 강단 철학이기 때문이다.
어느덧 이들은 자기보다 많은 책을 본 것을 용서 못 한다.
이들은 독서가 고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고통을 견뎌내고 몇 마디 하려 하면 철학은 그런 게 아니다며 흥분한다.
공자는 불치하문이라 했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고대로마의 지식계급은 노예층이 많았다.
그것은 당시 지식은 노동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신분과 계급은 상관없다.
그의 지식을 배우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다시 정리하자.
철학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면 독서를 하라고 권한다.
독서만이 철학이냐고 묻는다면 다시 그럼 대학진학이나 좋은 스승.
또는 혼자만의 화두에 잠기라고 권할 것이다.
그럼 또다시 철학과의 암울한 미래. 좋은 스승의 부재 등을 열거하며
이들은 또 반발한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인가?
상종을 하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권하는 것이다.
목마른 자가 철학을 갈구하는 본인이란 것을 잊고 교만에 젖어있는 자에게 무슨 충고가 필요할까?
선종의 2조, 혜가는 법을 얻기 위해 왼팔을 잘랐고
유비는 제갈양을 보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쓰기 위해 10년을 은둔했으며
맑스는 매일 9시부터 대영도서관에 나가 공부를 했다.
화려한 문체와 대중을 자극하는 주제에 철학자는 호도되지 않는다.
문체에 어눌한 헤겔의 철학은 철학의 완성이라 칭해졌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청년을 현혹시키며 신에 불손하다고 모함을 받아 독배를 들었고
키에르케고르는 부패한 교회와 싸우다가 혼자만의 불쌍한 죽음을 맞이했고
스피노자는 당시 무지한 대중의 난동에 흥분해 직접 나서기도 했고
니체는 계속되는 병마와 싸우면서 그의 정신을 집필하다 고독한 인생을 마감했다.
그대가 철학을 하고싶으면 이미 그 방법은 다 나와있다.
문제는 그대의 용기이고 그대의 성실성이다.
다른 추잡한 변명 늘어 놓을 것 없다.
어떻게 지금의 상황에서 한국의 철학 하는 이들이 입을 안 다물 수 있을까?
대중이 원하는 것은 철학이 아니라 철학관의 기분 좋은 이야기인데 말이다.
당분간은 철학관의 기분 좋은 이야기가 철학으로서 통할 것이고
그것을 비판하기엔 철학자들의 고통은 클 것이다.
철학자는 소크라테스가 표현한 것처럼 소의 등에 앉은 '등에' 일수밖에 없다.
대중의 무지는 달콤한 유혹이다.
달콤함에 젖어있는 대중에게 '등에'의 성가심은 죽을 노릇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철학자의 임무일 것이다.
대중은 편안함과 안일함 속에 젖어있는 존재이다.
대중에게 철학자는 '등에'와 같은 성가신 존재이다.
고로, 대중과 철학자는 원수지간일 수밖에 없다.
당신의허영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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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랩을 노래방에서 하는 것은 때로는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가면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초면에 대놓고 영어랩을 부르는 것은 '어머, 잘난체 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죠. 어쨌거나 제가 듣는 음악 중에서 한국 노래는 거의 없기에 노래방에 가면 참 난감합니다. 부르지도 못하고 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텔미를 부르기도 좀 그렇고 영어랩을 보편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노래방에서 부를만한 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금영에 있으면 다른 노래방에도 다 있다고 공공연한 소문이 도는 외국곡을 정말 찾기 힘든 금영 노래방 기준이며 별은 난이도를 뜻합니다. 주위에 영어랩 부르는 사람이 저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편협한 시각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이야기는 댓글로 한번 해봤으면 합니다.
Because of You (★☆☆☆☆) - Ne-Yo
So sick(★☆☆☆☆) - Ne-Yo
둘다 Ne-Yo의 노래로 박자도 느리고 기교도 그다지 없는 가장 쉬운 랩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쉽게도 Ne-Yo 목소리를 표현하기 매우 힘들기 때문에 완벽하게 부르는 것은 조금 걱정됩니다. 음악에 관심있는 사람 아니면 잘 알기 힘든게 단점일까요?
Lose yourself (★★★☆☆) - Eminem
제가 가장 처음 외워서 부른 랩이라서 그런지 가장 부르기 좋아합니다. 에미넴하면 보통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고요. 그러나 유명한데 비해서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Ne-Yo의 노래와 비교도 안 될정도로 빠른 박자에다 한국어로 굳어진 혀를 재빨리 굴려야 하니 다 부르고 나면 혀가 얼얼합니다. 게다가 노래방에 나오는 노래 자막만으로 부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미리 다 외워야 하죠.
Yeah! (★★☆☆☆) - Usher
부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데 가는 목소리와 노래방 분위기의 어색함이 더해지면 엄청난 냉기가 닥쳐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Without Me (★★★☆☆) - Eminem
분위기 띄우는데는 이것만큼 좋은 게 없었습니다. 문제는 가사내용이 민망하다는 것을 제외한다면요. 대부분은 그냥 넘어가겠지만 영어 잘하는 사람있으면 피하고 싶습니다. 행동도 조금 보여주면 노래방에서 부르기 가장 좋은 랩이라 봅니다.
영어로 랩을 하신단 말입니까!!!
전 랩을 할 줄 아는 가장 최근 노래가 '맨발의 청춘'입니다. -_-;; 들어는 보셨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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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Winter Masques, WoD, 체인즐링
moONFLOWer
| 2007/12/21 08:04 | PERMALINK | EDIT | REPLY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지젝
| 2007/12/22 21:36 | PERMALINK | EDIT |감사합니다. 기말고사가 끝나서야 겨우 블로그에 복귀하는군요.
lovos
| 2007/12/21 10:43 | PERMALINK | EDIT | REPLY |어렵습니다.
그 철학자들 중에도 상대주의자들이 있고 '대중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컬하네요.
지젝
| 2007/12/22 21:41 | PERMALINK | EDIT |여기서 말하는 대중은 단순히 철학자와 비철학자의 구분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깔끔하게 진행하지 않고 세상의 물결에 그대로 휩쓸려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한데 세상에 긍정하며 살아가는 성인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문제를 풀 의지가 없는 사람들 있잖습니까.
mepay
| 2007/12/22 00:29 | PERMALINK | EDIT | REPLY |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묘한 마력을 가진 글 입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또 읽어보게 됩니다..
지젝
| 2007/12/22 21:40 | PERMALINK | EDIT |이와 비슷한 책으로는 <그 많던 지식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를 읽었었죠. <왜 도쿄대생들은 바보가 되었는가>도 비슷한 내용이라고 들었습니다.
긁적
| 2007/12/22 05:32 | PERMALINK | EDIT | REPLY |아쉽지만, 제가 철학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원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지금은 방에서 공부하는 것 이외에 별 도리가 없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학문이란 그다지 쓸모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젝
| 2007/12/22 21:46 | PERMALINK | EDIT |학문은 처음부터 실용적입니다. 실용적이지 않은 학문도 있습니까? 철학이 (과학과 비교해서) 현상 너머의 이야기를 진행하려 애쓰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mepay
| 2007/12/29 01:41 | PERMALINK | EDIT | REPLY |지젝님 포스팅은 약간 어려우면서도 읽다보면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과 마력이 있는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아프락사스
| 2008/01/14 10:31 | PERMALINK | EDIT | REPLY |이문열 소설을 읽다 탄식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무슨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이 과목 저 과목의 책들 사이를, 강의실과 강의실 사이를 배회했다. 학구(學究)와는 거리가 먼 글자 그대로의 배회였다. 왜냐하면, 언제나 내가 읽고 있던 것은 개론서였고, 내가 마치 그 분야를 다 알았다는 듯 다른 분야를 기웃거릴 때조차도 실은 입문의 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렇게 읽은 피상적인 지식의 단편들은 약간 고급한 교양이나 찻집 같은 데서 동년배의 감탄을 사기에는 훌륭해도 대신 내 독서범위를 더욱더 무한정하게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나는 항상 책에 대한 갈망으로 허겁지겁하였지만 느는 것은 새로운 갈망뿐, 결국 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다만 모든 것을 다 아는 바보였다.'
- 이문열, 젊은 날의 초상, 1부 우리 기쁜 젊은 날
얼치기임을 자각하지 못하던 제게 큰 충격을 준 부분이었지요.